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언제까지나 굳건히 서 있을 것 같았던 육중한 콘크리트 건물은 가림막이 설치되고
시선에서 사라지면 마치 마술쇼처럼, 다른 어떤 것으로 변해 그 공간을 메우게 된다.
무너지는 기억들 앞에서, 흔들리는 정체성을 붙잡고 있던 물리적 증거들은 우리가
미처 알기도 전에 잃게 되고 그 앞에서 우리는 그 곳에 있었던 어떤 것을 상실하는
허탈함과 공허함을 경험하게 된다.
그 순간
머릿속은 사실이었던 기억들과, 전해진 기억들과, 알 수 없는 타인의 기억까지 겹쳐져
어떤 기억이 진짜였는지 확신할 수 없게 되고, 그렇게 혼란스러운 감정 앞에 같이
무너져 내리는 나를 마주하게 된다.
불완전한 기억의 무력함 앞에서 과거를 애도하면서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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